2022. 5. 20 – 7. 1
라파 실바레스

페레스프로젝트 서울은 전속 작가인 라파 실바레스(b. 1984, 브라질)의 개인전 《 AIRBAG 》을 5월 20일부터 7월 1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실바레스가 페레스프로젝트에서 갖는 두 번째 개인전으로, 그의 신작 5점을 선보인다. 실바레스는 작년 국내에 처음 소개된 이후로 꾸준히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아왔다. 이에 페레스프로젝트는 이번 개인전으로 국내 관객들의 기대에 부응하고 보답하고자 한다.

실바레스는 역동적이고 산업적인 주제와 함께 튀어 오르는 굴곡진 형상과 차가운 금속 질감을 활용하여 다양한 정신 상태를 묘사한다. 화면에 보이는 강력한 방출의 형태는 정서적 해방을, 반사 표면의 반복적 묘사는 불안과 불쾌한 상태가 지속됨을 암시한다. 그는 흔히 볼 수 있는 오브제를 통해 일상의 부조리에 의문을 제기하고 삭막한 현실을 유쾌하게 표현한다. 독특한 가전제품부터 하이브리드 압축기를 포함한 기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물체들이 이를 위한 촉매제가 된다. 이 때, 오브제는 화려한 색채와 격렬한 형태로 관객의 감각을 자극하고 시각적 환영을 불러일으킨다.

이번 연작은 실바레스의 새로운 시도이기도 하다. 작품에 등장한 오브제는 색채와 색채 전환의 대비를 공유하며 연결성을 만들고 있다. 직각의 구조 속에서 추상 대 구상 및 유기적 형태가 대립하고 있는 화면은 그 대립의 단계 간 상호작용에 대해 논의하고 있으며, 바로 이 점에서 전작과는 다른 주제의식이 엿보인다. 실바레스는 이런 양극화된 두 요소 사이의 긴장을 드러내며 마찰을 중재하는 동시에 서로 조화롭게 분산시키고자 한다.

전시의 제목인 에어백은 사고 충돌 시 해제되어 치사율을 최소화하는 도구이다. 충돌의 순간 팽창하는 에어백은 탄력적인 직물 소재로서, 그 속은 생기와 활력으로 충만하다. < Love Fever > (2022)는 차가 충돌해 폭발하는 절정의 순간을 그려낸 작품으로, 밝은 물질이 분출되어 흘러나오고 스며들어 화면을 가득 채운다. 마치 에어백처럼 에너지를 흡수하는 캔버스 표면은 미지의 형태에 대한 은유와 기계 장치의 유기적 작동을 드러낸다.

실바레스는 현대 도시에서 익숙하게 관찰될 수 있는 것에 관심을 가지며, 불붙은 프라이팬이나 물 튼 수도꼭지, 김을 뿜는 파이프와 같은 무생물의 움직임을 작품의 주제로 한다. 화면 속 사물들은 의인화되어, 인간의 개입 없이도 작동하는 듯 보이며 심지어 지각을 갖춘 것처럼 묘사된다. 산업화된 일상의 삭막함은 생동감 넘치는 색과 부드러운 그라데이션이 더해져 유쾌하고 매력적인 분위기로 탈바꿈한다. 딱딱하고 차가울 것만 같은 금속, 플라스틱 등 산업 소재의 질감도 그의 그림 속에서는 유려하고 부드럽게 표현된다. 작품 전반에 걸쳐 드러나는 환원주의적 기하학과 그래픽 도형은 연속성을 띠는 동시에 실험적이다. 화면을 채우는 구조적이며 건축적인 형상들은 간결하면서도 풍부하고, 캔버스 표면의 공간적 특성에 관한 탐구를 가능케 한다.

실바레스는 미술사와 문학, 디자인, 대중문화와 그 외의 다양한 자료들을 작품의 재료로 활용하는데, 이 모든 것들이 그의 예술 세계를 구축하는 기반이 된다. 특히 작가는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자료로서 일반 가정집 어디서든 발견할 수 있으며, 상징성이 없는 지극히 평범한 사물들의 이미지를 수집한다. 그런 뒤 아날로그 드로잉과 디지털 소프트웨어를 함께 사용하여 형상과 배경 간의 여러 조합과 색채 대비, 작품의 전반적인 형태를 시험하면서 색채 및 구도에 대해 일련의 연구를 진행한다. 엘레오노르 코치(Eleonore Koch)나 조셉 알버스(Josef Albers)와 같은 작가들과 마찬가지로, 실바레스는 자신의 작품들을 신중히 계획하는 일에 많은 주의를 기울이며, 이때 작품이 전할 수 있는 어떤 구체적인 서사보다는 작품의 현상학적 측면을 우선시한다.

실바레스는 브라질 상파울루의 AM갤러리, 피보 아트 앤 리서치(Pivô Art and Research), 그리고 미국 뉴욕의 페이퍼박스(Paper Box), 상파울루 현대미술관(São Paulo Museum of Modern Art, MAM) 등지에서의 다수의 전시에 참여한 바 있다. 그는 상파울루의 FAAP대학교(Fundação Armando Alvares Penteado)에서 순수미술, 그리고 상파울루대학교(FFLCH)에서 언어·문학 학위를 받았다. 그는 작년 가을, 페레스프로젝트 베를린에서의 데뷔 개인전을 가졌으며, 올해 4월에는 페레스프로젝트 서울 개관전 참여, 곧이어 5월에는 개인전 《 AIRBAG 》이 개최된다.

PERES PROJECTS
서울시 중구 동호로 249 (서울신라호텔 B1)
02 2233 2335

WEB     INSTAGR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