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정, 이세준

전시 전경 (1)
OCI미술관(관장: 이지현)은 함께 해온 작가와의 인연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기를 염원하는 마음으로 마련한 전시지원 프로그램 2026 OCI어게인 : 귀한인연 선정 작가인 이미정, 이세준의 이인전 《풍경을 이루는 순간들》을 6월 18일부터 8월 1일까지 OCI미술관 3층 전시장에서 선보인다.
전시 전경 (2)
우리는 때때로 아름다운 풍경 앞에서 “그림 같다”는 표현을 한다. 그렇다면 어떤 순간이 풍경을 그림처럼 보이게 만드는 것일까. 반대로, 화면 위의 이미지를 풍경화로 성립시키는 조건은 무엇일까.
이세준, 동굴속의 대화, acrylic, oil on linen, 90.9×233.6㎝, 2026
이미정과 이세준의 이인전 《풍경을 이루는 순간들》은 이러한 물음에서 출발한다. 두 작가는 각기 다른 방식으로 풍경의 개념을 탐구한다. 일반적 풍경화처럼 자연 경관을 재현하는 것을 넘어선, 무엇이 풍경을 이루고 우리의 눈에 풍경으로 인식되는가에 대한 연구이다.
이미정, 4 Deep Grey Circles & White Stroke, acrylic on birch plywood, 31×91×6.5㎝, 117×91㎝, 2021
이미정은 풍경의 요소들을 추출한다. 무지개와 번개, 노을이 물든 하늘과 달빛이 비치는 바다, 나비의 궤도와 같은 형상들은 특정한 형태로 오려낸 합판 위에 옮겨지며 두께를 지닌 평면으로 전환된다. 이때 각각의 조각들은 합쳐지고 분해되며 풍경이 지닌 서정성과 감수성을 환기하는 시각적 장치로 기능한다. 나아가 이번 전시에서 조립의 개념은 개별 작품을 넘어 전시실 전반으로 진출한다. 벽면 구조물의 단차를 따라 재배열된 나무 조각들과 수평선을 연상시키는 색면은 공간의 구조를 풍경의 일부로 끌어들이며, 작업들의 집합을 하나의 새로운 풍경으로 구축한다.
이세준, 이미지의 탑, acrylic on linen, 90.9×60.5㎝, 2026
반면 이세준은 풍경에 대한 기억과 감상을 회화적 언어로 변역한다. 뇌리를 스치는 장면의 단상들이 화면 위에서 겹쳐지고 흩어지며 유기적인 장면을 형성한다. 강렬하고 선명한 색채와 명암의 극적 대비, 두터운 마티에르와 평면적인 색면, 구체적 형상과 기하학적 패턴이 한 화면 안에서 충돌하고 공존하며 풍경을 이루는 다양한 시각적 요소들을 연쇄적으로 생산해낸다. 즉, 그의 회화는 고정된 이미지가 아닌, 재조합을 위한 모듈에 가깝다. 각각의 화면은 독립적으로 존재하기도, 배치와 조합에 따라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기도 하며 끊임없이 새로운 장면과 맥락을 낳는다.
전시 전경 (3)
특히 이번 전시에서 두 작가는 각자의 작업을 넘어 서로의 화면에 보다 적극적으로 개입한다. 이세준의 폭포를 연상시키는 장면 아래로 이미정의 물길이 이어지고, 그 주변으로 다시 이미정의 작은 불꽃과 이세준의 거대한 불길이 연쇄적으로 등장한다. 그렇게 풍경을 이루는 순간들은 개별 회화의 경계를 허문 채 전시실 전체를 하나의 거대한 입체 풍경화로 확장한다.
전시 전경 (4)
서로 다른 방식으로 풍경을 구축해 온 두 작가의 작업은 회화를 하나의 조립적 구조로 바라본다는 공통된 시선 아래 맞물리며, 우리가 풍경이라 부르는 세계란 결국 수많은 순간들이 이어지며 형성되는 조각들의 집합임을 드러낸다. 전시는 8월 1일까지.
OCI 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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