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2. 10 – 2. 28 | [GALLERIES] Gallery We
엘리정 Ellie Jung, 한윤제 Han YunJe

전시 전경 (1)
《Simultaneous Scenes – 동시적 풍경》은 같은 시간 위에 놓였지만 서로 다른 감각과 태도로 인식된 세계의 장면들을 하나의 공간에 불러온다. 2025 Young Artist Awards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엘리정(Painting and Drawing)과 한윤제(Sculpture)의 작업은 이 전시에서 나란히 놓이며, 하나의 풍경으로 수렴되기보다는 서로 다른 방향으로 흩어지는 시선의 장면들을 만들어낸다. 회화와 조각이라는 상이한 매체는 여기서 형식의 차이를 넘어, 동시대 미술이 세계를 감각하고 사유하는 서로 다른 리듬과 밀도를 드러낸다. 이러한 차이는 두 작가가 각자의 매체를 다루는 방식에서 더욱 분명하게 드러난다.

전시 전경 (2)
엘리정의 회화는 반복적인 행위와 축적의 과정을 통해 색과 물질의 물리적 성질을 전면에 드러낸다. 그녀의 작업에서 회화는 이미지를 재현하는 장치라기보다, 노동과 시간, 그리고 감각의 흔적이 켜켜이 쌓인 하나의 상태에 가깝다. 색은 표현의 수단이 아니라 축적된 행위의 결과로 존재하며, 화면은 완결된 형상보다는 지속되는 과정의 흔적으로 남는다.

전시 전경 (3)
반면 한윤제의 조각은 이러한 물질적 축적의 논리와는 다른 지점에서, 기억과 대상, 그리고 시선의 작동 방식을 구조적으로 다룬다. 그는 사물과 기억이 인식되는 방식을 ‘조각화된 상태’로 바라보고, 이를 재현과 투영의 과정을 통해 다시 가시화한다. 그의 작업에서 조각은 고정된 형태라기보다, 대상이 인식되고 의미화되는 방식 자체를 질문하는 장치로 기능한다.

전시 전경 (4)
매체와 접근 방식은 다르지만, 두 작가의 작업은 공통적으로 명확한 결론이나 완결된 서사를 지향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들은 의미가 생성되기 이전의 상태, 혹은 의미가 해체되고 재구성되는 과정에 머문다. 회화와 조각이라는 상이한 매체는 이 전시 안에서 하나의 답으로 수렴되지 않으며, 관람자는 그 사이를 오가며 각자의 해석을 형성하게 된다.

전시 전경 (5)
이러한 태도는 ‘영아티스트어워즈 우수상’이라는 위치와도 맞닿아 있다. 우수상은 하나의 성취이자 동시에 또 다른 경계의 지점이다. 이번 전시는 그 경계 위에 선 두 작가의 현재를 기록하며, 가능성에 대한 선언이라기보다 아직 규정되지 않은 언어와 태도가 어떤 방향으로 형성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동시적 단면에 가깝다.

전시 전경 (6)
결국 이 전시는 하나의 서사나 해석으로 귀결되기보다, 동시대 젊은 작가들이 세계와 매체를 사유하는 과정이 어떠한 긴장과 간극 속에서 형성되고 있는지를 조용히 드러낸다. 그 간극은 해소되기보다는 유지되며, 관람자에게 완결된 의미 대신 사유의 시간과 머무름의 여백을 남긴다.
갤러리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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