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11. 13 – 11. 23 | [VISIT] Kumho Museum of Art
김지수
김지수의 개인전 《냄새 분자가 되어》가 11월 13일부터 23일까지 금호미술관 1층에서 개최된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타고난 후각과 공감각적 감수성을 바탕으로 스스로 ‘냄새 분자’가 되어 다양한 시공간을 오가며 냄새를 맡고 채집해온 감각적 여정을 담고 있다.

김지수, 〈나의 시적 우주 (My Poetic Universe)〉, 2025, Acrylic on canvas, 193.9×130.3cm 사진: 전병철 ⓒJEESOOKIM
김지수 작가는 후각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고 이를 다른 감각과 연결하는 공감각자로서 평소 텍스트를 볼 때 냄새가 떠오르거나 특정 대상의 냄새에서 이미지와 텍스트가 함께 떠오르는 경험을 자주 한다. 작가는 이러한 초연결의 감각으로 오늘을 살아가며, 무수한 ‘나’와 ‘당신’을 향한 냄새 분자들의 여정을 작품으로 포착한다.

김지수, 〈나의 시적 우주 (My Poetic Universe)〉, 2025, Acrylic on canvas, 193.9×130.3cm 사진: 전병철 ⓒJEESOOKIM
이번 전시의 메인 작품인 〈나의 시적 우주(My Poetic Universe)〉는 내면의 에너지가 확장되며 다양한 시공간을 유영하는 듯한 감각을 표현하며 아주 가벼운 냄새 분자가 되어 이 순간에서 우주까지 확장해가는 시선을 담아냈다. 작가는 모든 것이 시작된 ‘텅 빈 충만’이자 ‘하나의 진정한 나’라는 초월적 자아의 개념을 탐구하며 ‘나’의 본질만이 존재하는 무중력 상태의 시적 우주를 형상화한다.

김지수, 〈나의 시적 우주 (My Poetic Universe)〉(부분), 2025, Acrylic on canvas, 193.9×130.3cm 사진: 전병철 ⓒJEESOOKIM
10호 크기의 회화와 드로잉 시리즈 역시 작가의 확장된 감각을 시각화한다. 〈공기 중에, 푸른 내음〉, 〈후각망울이 되어〉, 〈숲이 되는 꿈〉, 〈풀 풀, 숲이 되어〉, 〈공기를 타고〉, 〈냄새풍경, 곶자왈〉 등은 작가가 숲이 되고, 바람이 되고, 공기가 되어 느끼는 심상을 표현한 것이다. 작가는 ‘있음’을 그리는 주제 의식 아래 들이쉬고 내쉬는 숨과 공기 중에 떠도는 입자 등 끊임없이 움직이는 미묘한 에너지를 포착해 시각 예술로 구현한다.

김지수, 〈공기를 타고 (Through the Air)〉, 2025, Acrylic on canvas, 53×45.5cm 사진: 전병철 ⓒJEESOOKIM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시각 작품뿐만 아니라 영상 작업으로도 영역을 확장하여 움직임과 텍스트가 어우러진 다감각적 경험을 제공한다. 이는 후각, 시각, 청각, 촉각 등 여러 감각이 동시에 작동하는 ‘동시감각’을 통해 관람객에게 더욱 풍성한 경험을 선사하기 위함이다.

김지수, 〈풀 풀, 숲이 되어 (Pul Pul, To Become a Forest)〉, 2025, Acrylic on canvas, 53×45.5cm 사진: 전병철 ⓒJEESOOKIM
또한, 관람객이 직접 향을 체험할 수 있는 감각적 공간도 마련된다. 작가는 지난 2년간 제주의 숲을 오가며 제주자원식물연구소와 협업하여 제주의 자생식물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탐구했으며, 그 연구를 바탕으로 나무에서 추출한 다섯가지 나무향(삼나무, 비자림, 편백, 녹나무, 티트리)을 스프레이 형태로 제작했다. 관람객은 이 향을 직접 전시장에서 뿌려보며 자신만의 후각적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는 경험을 할 수 있다.

김지수, 〈숲이 되는 꿈 (Dreaming of a Forest)〉, 2025, Acrylic on canvas, 45.5×53cm 사진: 전병철 ⓒJEESOOKIM
작가는 개인의 감각적 여정을 통해 공기를 타고 냄새 분자가 되어 숲을 감각하는 순간, 또 다른 ‘나’를 발견하게 되었음을 깨달음과 동시에 ‘나’는 결국 어디에나 존재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이는 시공간을 초월하는 사랑의 감각 이자, 흩날리는 모든 생명이 결국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작가는 관람객들에게 온몸의 감각을 열어 자신의 생(生)을 느끼며, 이 세계에 공존하는 다른 생명체와 감각으로 어떻게 연결되는지 느끼기를 권유한다.
금호미술관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 18